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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소식지

제목[교수 칼럼] e스포츠를 가르치는 사람은 누가 키우는가?2026-06-13 15:34
작성자 Level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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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e스포츠 경기를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게임이 소년체전 종목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학생들이 학교 대표로 출전하고, 지역 대표 선발전이 열리고, 경기 결과가 공식 기록으로 남는다.


e스포츠는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 사회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경기장을 둘러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축구를 하면 축구 지도자가 있고, 태권도를 하면 태권도 사범이 있다. 학교 운동부에도 전문 지도자가 있다. 하지만 e스포츠는 어떨까.

의외로 이 질문에 선뜻 답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e스포츠는 선수 중심으로 성장했다. 뛰어난 선수 한 명이 팀을 만들고, 프로 무대에 진출하고, 국가대표가 되는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산업이 커질수록 중요한 것은 선수보다 시스템이다.

그리고 시스템의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대학에서 e스포츠를 가르치며 학생들을 만나보면 예전과 확실히 달라진 점이 있다. 

과거에는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지도자, 심판, 운영자, 방송인,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e스포츠를 직업으로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학생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정작 무엇을 배우고 어떤 기준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아야 하는지는 여전히 모호하다.

게임을 잘한다고 지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청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려면 경기 이해만으로는 부족하다. 선수 관리, 심리 이해, 디지털 윤리, 팀워크 형성,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 필요하다.

오히려 스포츠 지도자와 교육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e스포츠 지도자를 '게임 잘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e스포츠가 성장하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기관들이 e스포츠를 활용한 교육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학교 e스포츠 클럽도 늘어나고 있고, 전문인력 양성 사업도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좋은 변화다.

하지만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행사를 늘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대회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대회를 운영할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다.

결국 산업은 사람의 수준만큼 성장한다.


우리 사회는 이제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이것이어야 한다.


"누가 e스포츠를 가르칠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전문교육과 자격 체계에 대한 논의가 더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선수를 키우는 산업에서 사람을 키우는 산업으로.

어쩌면 지금이 한국 e스포츠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인지도 모른다.



동양대학교 공전영 교수